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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하고 바람 강한 날씨가 지난 포항, 울산에 큰 산불을 일으켰습니다. 만물의 생명체가 기지개를 펴야할 이 때에 큰 재해가 발생하고, 더구나 인명피해까지 있어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이번일로 산불에 대한 경계가 더욱 강화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지난날 산불감시단으로 활약(?)했던 추억이 떠올라 오늘은 산불을 다뤄볼까 합니다. 덧붙여 봄철 산불이 자주 일어나고 확산이 일어나는것에 영향을 끼치는 날씨조건도 얘기해보겠습니다.

 

 

산불나기 좋은 조건 갖춘 건조한 봄 날씨

 

봄에는 햇빛이 대륙을 비추어 점점 따뜻해집니다. 중국에서부터 이동성 고기압들이 다가오는데요 이러한 기압들은 내륙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건조하고따뜻합니다. 기압골이 다가와 주기적으로 적당히 비를 뿌려주지 않는다면, 건조한 날씨가 겨울부터 봄까지 이어져 씨앗을 심어야 할 때에 가뭄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대기가 건조할뿐더러 나무를 비롯한 식물들도 아직 잎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수분을 땅에서 많이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무는 다른 계절보다 건조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른 낙엽들이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고, 때때로 바람도 강하게 불어 산불이 일어나면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산불의 확산경로를 알려주는 중요한 바람

 

이번 포항과 울산의 산불이 진화에 어려움을 가졌던 이유는 바로 강한 바람입니다. 산불의 확산속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인자인 만큼 바람에 대한 정보 또한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산을 주변으로 부는 바람을 몇 개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건조한 바람! 풴현상에 의한 높새바람입니다. 봄과 여름 사이 한반도의 북동쪽에 위치한 오호츠크해에서 형성된 기단이 점점 세력을 확장하는데요. 여기서 불어오는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어가면서 영동지역에 비를 뿌리고 영서지역을 건조하게 만듭니다. 비구름이 영동지역에서 충분히 비를 내려 수증기가 빠져나간 상태에서, 산맥을 넘어가고 하강하면서 대기가 압축되기 때문에 고온건조해집니다. 높새바람으로 영서지역의 작물들이 말라간다는 얘기는 한번쯤 들어보셨을겁니다

다음은 골바람입니다. 낮에 산 정상은 지상보다 따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기압이 됩니다. 따라서 지상부터 산 정상으로 바람이 붑니다.(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붑니다.) 반대로 밤에는 산 정상이 더 빨리 식기 때문에 고기압이 되어 정상에서 지상으로 바람이 붑니다. 산불은 내리막으로 가는 것보다 오르막으로 가는 것이 확산속도가 더 빠르므로 이 바람에 대한 지식도 중요합니다.

그밖에 바다와 내륙의 비열차로 낮과 밤에 부는 해양풍이 있고, 전선이 다가옴에 따라 부는 순간적인 바람도 있으며, 지형적 효과에 의한 다양한 바람들이 있습니다. 평소 이러한 바람을 지역민이나 기상전문가의 도움으로 파악한다면 진화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역의 산불을 막는 산불감시단의 추억

 

산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이때, 각 지자체들은 산불예방을 위한 홍보 및 긴급 대처를 위한 산불감시단을 모집하는데요. 제가 활동할 당시 이름이 산불감시단이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취지는 지역민들이 지역의 지리나 과거를 잘 알기 때문에 이들을 모집합니다.

이미 몇 년간 해온 베테랑 팀장에 맞추어 조를 나누어서 마을을 돌며 산불예방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거나, 논밭주위에 소각 조심 등의 푯대를 꼽고,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주의당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산불 신고가 들어오면 부리나케 출동하여 초기에 진압하였습니다. 다행히 그해 큰 산불은 없었지만, 이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었죠

꺼진 불도 다시보자라고, 산불을 진압해도 잔불로 인해 언제든 다시 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불을 끄고, 산불이 번지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며, 또 만약 산불이 다가오면 탈 낙엽이 적은 장소로 달려가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선배들의 산불에 대한 옛날이야기도 듣고, 지역에 남아서 열정을 가지고 활동한 그분들이 문득 떠오르네요.

 

산불예방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행동들

 

산림청에서 산불예방을 위한 행동요령이 있어서 옮겨왔습니다. 예방이 먼저고, 혹시 모를 위험상황에 대비해 이를 숙지해놓으면 언젠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산불은 초기진압이 중요하므로 발견시 긴급하게 관련기관에 연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산림청이 소개하는 산불 예방요령 

  • 산행 전에는 입산통제, 등산로 폐쇄 여부를 확인하고 산불 위험이 높은 통제지역에는 산행을 하지 않는다.

  • 입산시는 성냥, 담배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않는다.

  • 취사를 하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는 허용된 지역에서만 실시한다.

  • 성묘, 무속행위로 불가피하게 불씨를 다루어야 할 경우 반드시 간이 소화장비를 갖추도록 한다.

  • 산림과 연접된 지역에서 소각해야 할 경우 해당관서에 사전 허가를 받고, 불씨가 산림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 조치를 하고 소각한다.

  • 산림 또는 산림과 연접된 지역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불씨를 다루지 못하게 하고, 산불조심을 당부한다.

 

이번 산불로 화재예방 및 모니터링이 좀더 세밀해지길 바라며, 진화하다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어찌할 수 없으니 이를 계기로 다른 지역 내에서 또 다른 재해를 막길 바랍니다.

어렸을 때 화재예방 포스터를 그린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학교나 기관에서 건조한 봄날 산불방지 캠페인도 많이 가져 산불의 위험성을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 개개인에게는 봄철 산을 탈때, 건조하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면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건조주의보나 강풍주의보의 특보등의 날씨정보를 참고하고 외출하셨으면 합니다. 

 

사진출처: 산림청 사진자료실

 

당신이 어떤 것을 할머니에게 설명해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WRITTEN BY
제갈광명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유한한 삶에서 조금이나마 의미있는 일을 남기고 떠나자. 조금더 행복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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